가끔 우스개소리로 “나는 머슴팔자를 타고 났나보다”라고 합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아파요. 워낙에 기계를 좋아하고, 기계에 욕심이 많다 보니 내손으로 뭘 만드는 걸 즐깁니다. 내 손끝을 거쳐서 나온 제품들을 고객들이 찾아주고, 좋아해 주는 것이 즐겁고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요. 해외 출장중에도 독특한 제품이 있으면 우리 고객들 생각이 먼저 나요. 그래서 유심히 봐뒀다 좋은 점을 신제품에 적용하기도 하죠. 그게 낙입니다.”
온라인만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웹사이트가 중요한데 홈페이지나 제품 사진, 디자인 작업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컴파라(www.compara.co.kr)의 최광진 대표. ‘사업도 노력해서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좋아해서 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하는 최 대표를 만나 20년 사업노하우와 조립PC 대표업체로 발돋움하는 컴파라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때 너도 나도 다 하는 게 조립PC 사업이었지만, PC가 사양길이니 레드오션이니 하는 지금, 살아남은 업체는 양손으로 헤아릴만하다. 우리나라 PC역사와 함께 하며, 오랫동안 외길만을 고집해 온 최광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조립PC 전문업체 컴파라(www.compara.co.kr)가 바로 그 중 하나.
엔지니어 출신의 최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산업용PC를 다루며 처음 PC라는 것을 접하게 됐다고 말한다.
“F/A(공장자동화)시스템을 다루면서 PC를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PC를 접하고 보니, PC산업이 미래를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4년. 국내에서는 1981년 ‘퍼스널컴퓨터’ 즉 PC다운 PC를 생산하기 시작한 삼보컴퓨터가 PC업체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을 때였다.
“청계천에서 PC 관련기기 수입유통을 통해 시장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PC역사의 발원지는 청계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보컴퓨터도 청계천에서 시작했고요.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습니다. 사업하면서 학습비 꽤나 썼어요.”
잦은 실패를 통해 성공을 향한 발판을 다지면서 돈도 노력도 많이 들었다는 최 대표는 어려운 시절 그를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PC라는 기계에 대한 애정이었다’고 말한다.이후 건실하던 기업들도 무너지던 IMF때 그는 오히려 재미를 톡톡히 봤다.
“IMF가 시작되던 97년 말, 서울대 등 대학가를 위주로 PC방 내부에 시스템을 제공하는 사업을 했습니다. 아마 PC방까지는 아니고 그 전신쯤 될 겁니다. 사업자 등록을 위해 구청에 갔더니 O/A기기대리점이라는 이름으로 등록을 해줬으니까요. 그러니 PC방이라는 이름도 아직은 없었을 시기예요. 당시 100여개가 넘는 곳에 시스템을 납품하면서 컴파라의 기반을 다진 거죠.”
1999년 말, 드디어 그는 조립PC 전문업체 컴파라를 탄생시킨다. 독특한 것은 오프라인이 주가 되는 이 업계에서 그는 온라인업체로 출발해 지금까지 온라인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
“6년 동안 온라인에서 완제품 조립PC를 팔아왔습니다. 많은 브랜드PC들이 생겨나고 사라져가고, 또 더러 현존하고 있지만 한번도 브랜드PC에 우리 제품이 뒤쳐진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또 우리 PC에 거창한 이름을 붙여 브랜드PC입네 자처하고 싶지도 않고요. 우리가 만든 PC,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제품임을 자신하니까요.”
브랜드PC의 단점은 획일적인 상품구성을 갖고 있다는 점. 최 대표는 브랜드업체의 경우,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 흠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소비자들이 신기술을 빨리 접할 수 있게 직접 수입하고, 만들고, 유통시키면서 가장 친숙한 소비자들의 친구가 되어 있다.
저가 노트북PC와 저가 브랜드 완제품의 대거 양산으로 조립PC 설자리가 점차 없어지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최 대표는 그에 대한 또 다른 답변 하나를 제시한다. “PC시장이 영원히 사라질 리는 없습니다. 다만 파이를 누가 어떻게 얼마나 나눠 갖느냐가 관건이죠. 한 시장에서 절반 정도의 파이를 가질 수 있다면, 그 업체의 생존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최 대표는 컴파라가 조립PC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파이를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시장이 어렵다, 설 자리가 없다는 불평 대신, 컴파라는 마니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PC가 없어서 PC를 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용도로 사용을 원하는 세컨PC 구매가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와 사용의도를 잘 파악한 다음, 이를 마케팅에 적용시켜 ‘개개인의 용도에 맞는’ PC를 생산해 내고 있죠.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저가시장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죠. 그래서 우리는 저가시장과 마니아시장을 함께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조립PC시장의 ‘넘버 원’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최 대표는 컴파라를 대한민국 조립PC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대표 브랜드가 되겠다는 것은 고객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겠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온라인 판매만을 고집하는 것은 온라인이야말로 고객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 인터랙티브, 즉 양방향의 대표 주자니까요. 고객들이 우리 제품에 만족하고 좋은 입소문을 내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마케팅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듣기 위해 최 대표는 컴파라의 고객게시판을 100% 오픈하고 있다.
“여타 업체들처럼 게시물을 사전 심사해 악평은 삭제하고, 좋은 평만 걸러 듣는다면 회사에 발전이 있을 수 없겠죠. 더러는 고객의 쓴소리도 듣고, 때로는 칭찬도 받으면서 기업은 커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투명한 경영과 투명한 마케팅이 최 대표가 가장 강조하고, 추구하는 경영이념이다. 때문에 그는 2006년 한해도 ‘투명경영’과 ‘고객감동’의 모토를 그의 손끝을 거치는 제품 하나하나에 담아낼 것이라고 전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으며, 한번 한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된다고 강조하는 최광진 대표. ‘머지않아 컴파라가 조립PC시장의 대표업체로 우뚝 설 것’이라는 그의 약속이 그래서 더욱 미덥다.
[2006.01.23]
김창숙 기자 - 서울디지탈경제